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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고 하기 싫은 일, 대신해 줘”… 삼성전자, ‘AI 가전’ 승부수 띄웠다
  • 작성자스마트IT
  • 작성일시2024/04/03
  • 조회수30
‘Do Less, Live More’ 메시지 내걸고 AI 가전 편리함 강조
고성능 AI 칩·카메라·센서로 AI 가전 진화
연내 음성 인식 ‘빅스비’에 생성형 AI 탑재
“집이 습해” 빅스비에 명령하면 알아서 제습기와 에어컨 가동


바닥에 더러운 얼룩이 보이면 스팀 물걸레를 장착하고 알아서 닦아주는 로봇청소기, 국이 끓어 넘치기 전에 불을 낮춰주는 인덕션, 날씨에 따라 모드를 자동 조절해 주는 에어컨, 식재료가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인식하고 소비 기한을 알려주는 냉장고….

이는 모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을 강화해 내놓은 가전의 일면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Do Less, Live More’(수고는 적게, 생활은 풍요롭게)를 핵심 메시지로 내걸고 사용자 상황에 맞게 집안 일의 수고를 덜어주는 AI 가전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열고 2024년형 비스포크 가전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AI 제품은 냉장고·로봇청소기·식기세척기·인덕션·에어드레서 등 총 15개 품목이다. 올해 ‘AI 가전 시대’를 선언한 삼성전자는 ‘AI 가전=삼성’ 공식을 강조하면서 초연결 생태계를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국에 이어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에서도 비스포크 AI 가전 론칭 행사를 열고, 전 세계 국가에서 동시에 신제품을 론칭하는 등 공격적으로 글로벌 AI 가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AI 비전을 완성하는 올해 비스포크 AI 신제품은 DA(생활가전)사업부 전체가 정말 열심히 준비한 결과”라며 “AI가 가져오는 가전 경험 패러다임의 변화가 새롭게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무형 DA사업부 CX팀장, 문종승 DA사업부 개발팀장, 유미영 DA사업부 SW개발팀장, 임성택 한국총괄장 등이 참석했다.

한 부회장은 “AI 생태계가 확장하고 있고 어느 업체나 AI 기기를 한다고 하지만, 실생활에 적용돼 있는 기기는 삼성전자가 가장 많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AI 가전을 쓸 수 있도록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가전에 적용되는 AI 기능은 가령 휴대폰에 한파주의 문자가 오면 AI가 자동으로 판단해 집안 난방기를 켜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예정”이라며 “현재 가전마다 각기 다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성능을 앞으로는 서로 공유해 범용성을 넓히는 등 무궁무진한 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AI 가전으로 ‘편리함·에너지 효율·환경’ 잡는다

삼성전자가 올해 신제품으로 내놓은 AI 가전은 고성능 AI 칩과 카메라, 센서로 한 차원 개선된 AI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가령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문을 열 때마다 머신러닝 모델로 5분 후 상황을 예측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AI 운전 기능이 적용돼, 에너지소비효율이 1등급 최저 기준보다 30% 더 높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엔진과 모터 동력을 조합해 사용하는 것처럼, 이 냉장고도 평소에는 고효율AI 인버터 컴프레서만 단독 운전하고 한여름처럼 사용량이 급증하면 펠티어 소자가 함께 작동한다.

삼성전자가 이날부터 새롭게 판매하는 제품은 물걸레 기능이 추가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다. 국내 처음으로 스팀 기능을 넣은 제품으로, 170만개의 사물 데이터를 사용한 AI 딥 뉴럴 네트워크 모델을 학습해 1㎝ 높이의 작은 장애물도 인식한다. 휴대폰 충전 케이블을 알아서 피해 가고, 마룻바닥에서 카펫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물걸레를 분리해 카펫에 물기가 묻지 않게 하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가전마다 생성형 AI를 도입해 사용자가 가전과 대화하듯 생활하는 삶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연내 음성 인식 ‘빅스비’에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빅스비, 에어컨 꺼줘” “빅스비, TV 꺼줘”라고 각각 명령해야 했지만, 생성형 AI가 적용되면 “빅스비, 에어컨 꺼줘. 아, TV도”라는 식으로 말해도 정확히 명령을 수행한다. 또 “안방이 습해”라고 말하면 제습기과 에어컨을 알아서 가동하고, “어제 감자를 샀는데 뭘 해 먹으면 좋을까”라는 식의 자연스러운 대화로도 레시피 검색이 가능해진다.

한 부회장은 비스포크 AI 가전의 핵심으로 ‘신뢰할 수 있는 보안’과 ‘에너지 절약을 비롯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수차례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안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제품을 개발해 왔다”며 “삼성의 모든 연결된 제품에는 고객이 안전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삼성 녹스가 적용돼 있다”고 했다. 또 “삼성전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개발해 비스포크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생활가전 사업 뒤처졌지만, 소비자가 찾아주는 브랜드로 부상할 것”

‘소비자가 찾아주는 브랜드’

한 부회장이 제시한 삼성 가전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다. 한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DA사업부가 다른 사업부에 비해 약간 처졌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부분을 만회해 집안에서 쓰는 기기는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제품을 택하게끔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부회장은 “스마트 기기는 편리함을 주는 쪽으로 판매가 몰리고 있어 삼성전자도 우리 제품만을 고집하지 않고 함께 협업할 기술이 있다면 (타사와) 언제든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AI 경쟁 제품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부회장은 최근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업(UP) 가전이 AI의 시초’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AI가 처음 나온 건 1980년대 학회에서였고, 1990년대와 2000년대에도 유행했다”며 “시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작보다도 어떻게 빨리 소비자들이 AI 기술의 혜택을 누리게 하고 가치를 주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중국 AI 가전에 대해서는 “중국 기업들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우리는 차별화를 하기 위해 캄 테크 기술들을 계획해 앞서 가려고 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을 가전에 넣어 격차를 벌리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차별화되고 ESG가 강조된 기술을 기반으로 더 많은 제품을 선보일 것이며, 그러다보면 격차는 벌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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