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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삶] 각성
  • 작성자이소원
  • 작성일시2013/10/14
  • 조회수1,481

대전일보 2013년9월 13일 중부대 김동기교수님 외부기고 칼럼

 

 

 

'각성(arousal)'은 깊은 수면으로부터 극도의 흥분 상태까지 이어지는 심리적 활성화 상태를 말하며, 생리적으로 호흡 수, 심장 박동 수 등으로 수준을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운동 중에 주변 환경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되는데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많이 얻고 이를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성 수준이 낮으면 지각할 수 있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어지고 주위의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운동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지 않은 부분까지 받아들이면 정작 필요한 부분에서 집중을 하지 못해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각성 수준이 높아지면 집중을 할 수 있는 폭이 좁아져서 운동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놓쳐 운동 수행력은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골프 경기에 필요한 정보에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서는 필드에서의 실전연습을 통해 상황에 따른 스윙 메커니즘이 숙달되도록 해야 한다. 골프 경기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낮은 각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정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골프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흥분시키지 않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기 중에 긴장하거나 흥분했을 때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본인의 각성상태부터 파악해야 한다.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갔을 때 워밍업 없이 티샷을 해서는 안 되고 심리적으로 평소와 다른 부담감을 느끼거나 샷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질 때는 어드레스를 풀고 잠깐 심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흥분했을 때는 관심의 폭이 좁아져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못 느낀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예는 프로선수들이 경기할 때에도 나타난다. 젊은 선수들이 초반에 혜성처럼 나타나 선두로 나서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심리적 압박으로 '각성'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를 조절하지 못해 완전히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선수 시절 초보 아마추어 골퍼와 라운드하는 것은 쉬운 일이어서 흥미를 많이 느끼지 못하거나 별로 중요한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 결과 각성이 낮아져 오히려 점수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다. 반대로 필자보다 잘 치는 골퍼를 만나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가 가장 적당한 각성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골퍼들이 원하는 멋진 샷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평정심을 가질 수 있는 '각성'이 필요하다.

김동기 중부대 골프지도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