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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어머니, 아내, 그리고 딸이다.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시2011/05/06
  • 조회수3385

그들도 어머니, 아내, 그리고 딸이다. 사진1

(중부피플65)그들도 어머니, 아내, 그리도 딸이다. 조인택(경찰법학과, 01학번, 청주여자교도소)

나는 현재 청주 여자교도소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교도관이다. 가끔은 ‘수용자들의 권익보호와 교정교육, 직원훈련 등 사회적응능력의 배양을 통해 이들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도록...’으로 시작되는 첫 출근의 배명(拜命)식이 생각나곤 한다. 2008년 1월 7일.

사실 나는 배명 전날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 그리고 막연하게 이야기로만 들어 왔던 교도소라는 특수한 환경과 수용자라는 특수한 사람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무섭지는 않을까?’ ‘실수는 하지 않을까?’ 등.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러한 생각들에 대해 나 자신만의 선입견이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들어와서 직접 생활해 보니 그렇게 꺼리는 감정들은 금방 사라지게 되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정말 그들은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이 생각 하는 것처럼 조금은 다른 환경, 조금은 다른 사람들! 이라는 것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곳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며 여기에서 생활하는 수용자들도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짧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었던 교도소 생활. 그들과 이제는 함께 웃고 울면서 사랑과 연민을 느낀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한명 한명의 얼굴이 떠올라 다시 한 번 웃음이 번진다.


반성의 시간과 공간을 주고, 편견은 버리세요.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앞에서도 이야기 한바 있지만 교도소에 있는 수용자들도 여러분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들도 한 가정의 어머니요, 아내이며 딸이다. 힘든 일 있으면 힘들어도 하며 때때로 슬픈 일이 있으면 울기도 하고, 기쁜 일이 있으면 웃기도 한다. 비록 잘못을 해서 교도소에 들어와 있지만 자신의 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며 당당히 죄 값을 치루고 새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 같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가 이야기 한 것처럼, 범죄자라는 낙인보다 충분히 반성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기회를 주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범죄자라는 편견을 가지지 않고 그들을 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의 이러한 글이 여러분들이 그들을 대함에 있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영화 하모니(Harmony), 우리 교도소 얘기예요.


영화하모니의너무 딱딱한 이야기만 한 것 같아서 여러분들께 김윤진씨가 주연을 한 ‘하모니’ 라는 영화로 어느 정도는 친숙해진 청주여자교도소 합창단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사실 청주여자교도소 합창단은 당초 재소자들의 교화를 위한 찬양단으로 만들어졌다. 찬양을 부르다 회개하고 신앙을 갖게 되면서 안정적인 수형생활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1997년 3월 재소자 합창단이 결성된 뒤 20∼50대로 이뤄진 단원들을 중심으로 회개의 눈물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강도살인죄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모(27)씨는 2005년 합창단에 들면서 엄청난 변화를 보였다.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 김씨는 교도소 내에서 운영하는 방송통신대학 문화교양학과와 양장 등의 기능교육을 받으며 희망찬 내일을 꿈꾸기 시작했다. 또 다른 재소자 박모(36)씨도 합창단을 통해 희망을 찾았다. 2007년 합창단에 든 박씨는 고질병인 우울증을 털어내고 출소 뒤의 새 삶을 계획하고 있다. 50여명으로 구성된 청주여자교도소 합창단은 모범 수용자와 교도관, 교정위원과 봉사자, 청주교구 어린이 합창단, 소년원생, 종교연합으로 구성되었다. 그들 중 모범 수용자는 수용자라는 특성 상 주로 교정시설 안에서만 연습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항상 밝고 열심히 한다.’라는 것이다. 최근에 그러한 그들을 보다 보면 문득 천주교 청주교구 교정사목위원장 이길두(40.요셉)신부가 한 말이 생각난다. 그는 '천주교 청주교구 교정의 밤' 이라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교정시설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수용자들 스스로도 절망과 힘겨움을 이겨내고 자기 긍정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라고 말했다. 신부님이 말한 것처럼 어쩌면 조금은 어둡다고 할 수 있는 교도소 내에서 수용자 스스로가 자기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자기 긍정의 힘을 키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옛 성인 중 한명인 공자가 말하기를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 될 만한 사람이 있다.” 라고 한 적이 있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곤 한다. 비록 잘못을 해서 교도소라는 공간에 갇혀 있는 수감생활을 할지라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도 과연 그들처럼 자기목표를 뚜렷하게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자기 긍정의 힘을 키우고 있을까? 어쩌면 그들보다도 훨씬 편안 환경에 살면서도 나태해져만 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말이다. 여러분들도 스스로 한번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보시기를 바란다.


그들과의 아름다운 동행, 나는 행복합니다.


 글을 마무리 하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딱딱한 글이 되고 말았다. 교도소내의 하루일과는 아주 규칙적인 반복의 일상이다. 반복이 주는 일상의 단조로움과 훨훨 날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새장 속의 갇힘으로 그들은 힘들어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복과 반성의 시간 속에 그들은 준비된 사회인으로 번데기를 뚫고 나비로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 가끔은 긴장 속에 하루 일과를 보내는 날도 있지만, 그들과의 아름다운 동행에서 나는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그들의 진정한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따뜻한 교도관이 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조금이나마 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느끼기에 조금이나마 생각할 수 있는 글이 되기를 바라면서 여기서 펜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