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자료실
- 작성자중등특수교육과
- 작성일시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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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통합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통합학교에 다니는 발달장애인은 항상 이곳에도 저곳에도 속하지 못했습니다. 말만 통합이지 원반에서 도움반(특수학급)으로 가게 되고, 친구들과 선생님은 우리를 같은 반 학생으로 보기보다는 ‘특수반에 가야 하는 장애인’이라고 인식하는 게 더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들이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속상하고 지치는 마음이 듭니다. 발달장애인은 이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학생이나 선생님을 비난하는 것보다 우선 그 상황에서 학생과 선생님과 부모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궁금합니다. 그 자리에서 상황이 어떻게 정리된 건지 궁금합니다. 피해를 입었다는 그 여학생에게도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 제대로 충분히 설명해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그 장애학생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그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변 환경도 보고, 장애학생이 바지를 벗은 이유가 정말 나쁜 행동을 하고 싶어서였는지 아니면 바지가 답답해서였는지, 화장실이 가고 싶었던 것인지, 그 여학생과 싸워서 화가 났던 건지 아는 사람이 있나요. 그리고 그때 상황을 제대로 파악은 한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이게 왜 발달장애인들만의 문제라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왜 뉴스거리가 되었는지도 이해가 안 됩니다. 심지어 작년 9월에 있던 사건이 왜 지금 터졌는지도 궁금합니다.
우리는 통합교육이 필요한데 이런 사건이 있다고 해서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 가라고 하면 너무 힘듭니다. 저도 통합학교(일반학교 특수학급)와 특수학교 모두를 다녀보았습니다. 일반학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하지 않아서 좋았지만 함께 공부하는 것이 힘들었고, 특수학교에 갔을 때는 중증의 친구들이 많아서 적응이 어려웠습니다. 통합반(일반학교)에 갔을 때는 요리도 가르쳐주고 바리스타가 무엇인지도 알려주고 한글도 수학도 가르쳐 주고 산책도 가서 공부하기는 좋은 환경이었지만 특수학급을 왔다 갔다 하면 그때부터 비장애인 친구들에게 왕따당했습니다. 학교를 생각하면 친구들이 놀린 것이 아직도 떠올라요. 저에게 딱 맞는 적절한 교육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다 장단점이 있었어요. 그 속에서 발달장애인인 저는 적응해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장애인들은 문제가 있으면 특수학교에 가라’고 하면서 집 앞에 있는 학교를 두고 외딴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말은 차별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학폭위나 경찰 신고가 아니라 교장 선생님, 담임선생님, 특수교사, 교육청이 같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경찰과 법원까지 가야 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래서 크게 논란이 된 거 같습니다. 이것이 누군가의 책임으로 몰아갈 문제인가요? 오히려 그 사회와 학교 그리고 학급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부모님이 음성 녹음기를 사용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자녀가 무슨 상황을 겪고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으니까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교장선생님한테 갔는데 교장선생님이 방법이 없다며 신고를 해야 한다고 말한 건 너무 무책임합니다.
일이 생겼을 때 신고가 아닌 같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놔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고, 말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선생님이 막말을 하는 것은 인권침해입니다. 더 이상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다음 내용과 같은 것이 필요합니다.
2. 필요한 것
- 선생님은 학교에서 공부를 지원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을 외면하거나 학생을 다른 곳으로 분리하면 안 됩니다. 그 학생의 행동이 어떤 뜻인지 선생님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쉽게 비난하고 무서워하는 문제행동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말하는 방법’으로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려면 비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발달장애인도 사회에 나가서 비장애인과 같이 살아야 하는데 학교에서부터 분리를 한다면 발달장애인이 하는 행동은 이상하고 우리와 다른 사람이어서 따로 있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특수학급도 결국 장애인을 지역사회에서 살지 못하게 하는 거주시설이랑 다를 것이 없는 분리된 공간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장애인을 학교에서 배제하거나 분리하지 않는 통합교육을 하면 좋겠습니다. (최주명, 김대범, 박경인, 문석영, 박현철)
- 어릴 때는 장애인이라고 따돌림당하고 괴롭힘당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괴롭힘을 당하게 된 건, 제가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친구들이 알게 되고 나서였습니다. 학교 다닐 때 어려웠던 것 중에 하나는 친구들의 시선이었어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에 전학 갔는데 친구들과 잘 지냈어요. 그때는 친구들이 제가 장애인인 줄 몰랐거든요. 그러다가 특수학급을 다니니까 친구들이 갑자기 장애인이라고 하면서 왕따시키고, 쓰레기를 사물함에 넣고, 책상 없애고, 낙서하고, 칠판에 장애인 새끼, 고아 새끼라고 쓰고는 했어요. 그래서 저는 학교에서 할 말도 잘 못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창피한 것이 아닌데 그때는 친구들이 놀리고 욕하니까 그런 스스로가 창피했습니다. 도움반에 갔다 오면 내 자리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없어진 책상을 찾아오는 일을 매번 했습니다. 속상해서 울기도 하고 책상을 던지기도 했는데 저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더 속상했습니다.
-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지내는 것이 어렵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같이 풀어나가야 할지 모른다고 느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 학교가 비장애인 위주로 맞춰져 있어서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진로를 생각하며 미래를 준비하는데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진로는 너무 다릅니다. 비장애학생들과 진로도 다르고, 하고 싶은 것, 할 수 없는 것이 나눠지면서 학교에서 비장애학생들과 관계를 맺고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다니기가 어려웠습니다. 서로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도 다르다고 생각되니 점점 비장애인들과 대화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 이렇게 학교에서는 학생 개개인에 맞는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고 발달장애인 학생도 똑같은 학생으로 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3. 문제행동으로 보는 것이 아닌, 이유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 발달장애인의 ‘어려운 행동’은 여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발달장애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힘들어하는 상황은 눈에 보이지 않고 어려운 행동을 하는 것만 보니까 더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각자 다르니까 다르게 표현하고 다르게 행동할 뿐입니다. 누구는 눈으로 말하고, 누구는 입으로 말하고, 몸으로, 손으로 사람마다 말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청각장애인한테는 못 듣는다고 말 못한다고 ‘병’이라고 문제라고 보지 않잖아요. 그냥 귀가 안 들리는 사람이니 다르게 대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처럼 발달장애인이 ‘어려운 행동’을 하면 무언가 말하고 싶다고 생각해 봐야 합니다. 행동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왜 그런지 확인하고 옆에 있어 주면 위로가 될 거 같습니다.
- 사람들을 다치게 하거나 위험하게 하는 건 안 되니까 학교를 다니는 거 같습니다. 학교와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것들을 배우면 좋겠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상황을 배워야 성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 고민하고 책임질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부터 배워야 합니다.
- 발달장애인 학생이 다니기에 학교가 너무 재미없지는 않은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배우는 교과목도 어렵고 친구들과 사이도 좋지 않으면 발달장애인 학생들은 학교에 있기 힘들 것입니다. 그런 마음이 물건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발달장애인이 문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곳은 아닐지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 합니다.
4. 사회가 우리를 혐오하고 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이번 일을 기사로 알게 되고 나서 인터넷을 보지 않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장애인 혐오 때문에 상처받을 것 같아서요. 이미 저는 상처를 많이 받고 자랐는데 더 상처받고 싶지 않습니다. 근데 저희 동료들은 봤는지 일을 그만둬야 하나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왜 발달장애인이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기도 합니다. 어떤 동료는 차라리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도 말합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왜 발달장애인에게 혐오의 시선을 보내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왜 그렇게 된 걸까요? 나와 다르다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번에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발달장애인은 이렇게 욕을 먹는 걸까? 왜 피해를 보는 걸까?
이 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은 그냥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발달장애인을 욕하고 상처 주는 말을 많이 하는 거 같습니다. 우리를 도움 없이 살 수 없는 사람이라 보고 민폐 끼치며 문제를 만드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발달장애인이 많은 범죄를 저지르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주변에는 발달장애인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우리를 속이고 사기 치는 사람들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들이 더 많습니다. 사람들이 발달장애인을 욕하고 무서워하는 만큼 우리가 그렇게 두려운 존재인지 다시 묻고 싶습니다.
5.마무리
지금 발달장애인의 교육권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그러나 전문가, 부모, 학교 이야기만 들을 뿐, 그 어디에서도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만나서 듣고 이야기 나눠야 할 사람들은 우리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입니다.
또, 두 학생에게 이 일은 평생 상처로 남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사회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이야기가 다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사람들은 이 장애학생을 문제아로 보고, 비장애인 친구에게도 이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아요. 이미 많은 학생들과 발달장애인들이 상처를 받았습니다. 더 이상 마음의 상처를 입는 학생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우리가 나서서 바꿔야 합니다.
저와 피플퍼스트서울센터 활동가들은 발달장애인 학생들의 첫 사회인 학교가 학생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의 권리를 외칠 것입니다. 오늘 저희의 이야기를 많이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5347)
